'스파이 복역' 로버트 김 남몰래 도운 '김승연의 의리'

입력 2016-09-29 18:09   수정 2016-09-30 06:56

미국서 체포된 후 생활비 사재 지원
김 회장 "우린 로버트 김에 빚졌다"
29일 서울서 만나 감사 인사 전해



[ 안대규 기자 ]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‘로버트 김 스파이 사건’ 주인공인 재미동포 로버트 김(한국명 김채곤) 씨와 면담했다. 최근 출간한 《로버트 김의 편지》 출판기념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로버트 김은 과거 어려운 시기에 남몰래 도움을 주고, 이번 책 출판 비용을 선뜻 내준 김 회장에게 감사를 나타내고자 이날 한화그룹을 방문했다.

로버트 김은 1996년 미국 해군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할 때 한국 정부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나 미국 정부가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은 정보 등을 주미대사관에 전달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형을 받았다. 당시 로버트 김의 사연을 접한 김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로버트 김과 가족들의 생활비를 사재로 남몰래 지원했으며,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.

이 같은 미담은 2005년 보호관찰 집행 정지로 자유의 몸이 된 뒤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로버트 김이 지난 일들을 털어놓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.

로버트 김은 당시 국제전화 인터뷰에?“김승연 회장이 상당히 오랫동안 뒷바라지해줬다”고 밝힌 바 있다. 김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“20년 전 선생님께서 겪은 고초를 언론으로 접하면서, 많은 국민은 선생님께 ‘빚을 졌다’는 생각을 했고, 제가 작은 뜻을 전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”는 소회를 전했다. 또 “조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담은 편지들을 모아 고국에서 출판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”고 말했다. 김 회장은 “한화그룹의 창업 이념이 기업 경영 활동으로 국가에 보답하자는 ‘사업보국’”이라며 “‘성공해서 고국에 이바지해야 한다’는 선생님의 신념과도 뜻을 같이한다”고 덧붙였다.

로버트 김은 2005년 10월 보호관찰 집행 정지로 자유의 몸이 된 뒤, 그해 11월부터 2014년까지 8여년간 매주 지인과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썼다. 편지에는 국방 안보뿐 아니라 교육, 정치, 역사, 시민의식, 복지, 노사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 사회의 문제 인식과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. 최근 김 회장의 지원으로 그동안 쓴 편지 중 80여편을 추려 《로버트 김의 편지》를 출판했으며, 지난 21일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.

안대규 기자 powerzanic@hankyung.com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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